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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서승우 교수, 국내 첫 도심 자율주행차 '스누버' 만든 서승우 서울대 교수(뉴시스,2018.06.07)

2018-06-07l 조회수 1384


2015년 스누버 시작으로 올 가을 스누비 공개…일반인 시승체험도 계획
우리 완성차업체 변화 속도 너무 더뎌…선진국 비하면 자율주행 걸음마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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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이 4일 오후 뉴시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년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를 달렸다.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팀에서 제작한 '스누버(SNUver)'였다. 스누버는 2년 넘게 복잡한 여의도를 누비며 주행실적을 축적했다. 이제 버전이 업그레이드 된 '스누버2'와 스누버의 형제격인 '스누비'가 도심을 달리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실에서 '스누버의 아버지'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공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만났다.

자동차 분야 연구만 10년이 넘었지만 사실 그의 전공은 기계공학이 아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전기공학 석사를 받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기공학도인 그가 차에 관심을 가진 건 일탈이자 외도였다.

"미국에서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연결시켜주는 개념인 고성능 네트워크를 전공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할 만한 분야가 마땅치 않더라고요. 어떤 분야에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1996년 미국에서 돌아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 부임한 뒤 2000년대 초부터 자동차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스마트 자동차' 붐이 일어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스마트 자동차 안에는 굉장히 많은 CPU가 들어가거든요. 이런 다양한 기능을 하는 CPU들이 네트워크라는 기술로 묶여요 효율적으로 관리가 되고 성능도 높아지고 값도 싸져요.

네트워크 기술을 차량에도 쓸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게 2000년 무렵이죠." '네트워크 기술을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까'에서 시작된 관심은 아예 자동차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갔다. 부품 연구를 넘어서 아예 차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만 연구해서는 하고 싶은 연구를 온전히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운동장 성격을 가진 연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남들이 만든 차를 가져다 쓸 게 아니라 직접 차를 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스마트 자동차라는 개념은 있어도 자율주행차라는 분야는 완전히 생소했을 시기였다. 자연히 자율주행 분야를 연구해서 차를 만드는 사람도 없었다. 서 교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자율주행기술이 들어갈 수 있는 골격, 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다보니 재미가 붙었고 2007년부터는 완전히 자율주행차 분야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서울대에 만들어진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도 맡게 됐다.

자율주행과 관련된 재미난 일들도 많이 시도했다. 2012년 10월에는 무인태양광 자동차 경주대회를 개최했다. 직접 차도 만들었다. 매년 개최하겠다는 포부로 시작했지만 아쉽게도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2013년에는 당시 지식경제부에서 주최한 국내 최초의 무인 자율주행차 경진대회에 출전했다. 서 교수는 현대자동차의 투싼을 개조한 차량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본선 최단 시간 달성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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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도로에서 서울대학교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
연구원이 자율주행차 스누버(SNUver)를 타고 자율주행을 하고 있다.

성과가 잇따르자 점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자율주행차 스누버에 대한 연구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년여간의 집중 연구 끝에 2015년 11월 스누버가 첫 선을 보였다. 서울대 캠퍼스를 누비며 약 2만km의 주행실적을 쌓은 스누버는 지난해 6월 여의도 도로 곳곳을 누비게 됐다. 국내에서 실도로를 자율주행한 차는 스누버가 처음이다.

한정된 공간만이 아닌 실제 도로 주행을 통해 고층 빌딩 사이의 대로, 협로, 터널, 공사 구간 등을 다니며 자율주행 능력을 쌓을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은 주행실적을 통해 쌓은 데이터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을 통해 기술이 발전하게 된다.

스누버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스누버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스누버2는 2016년 11월 공개됐다. 스누버가 고가의 단일센서를 사용한다면 스누버2는 저가형 다중센서를 사용한다. 여기에 또 다른 모델인 ‘스누비’도 가세했다.

"스누버와 스누비는 역할과 기능이 달라요. 스누버는 신호등이 있는 도로나 대로를 더 잘 돌아다니는 모델이고 스누비는 이면도로나 골목길을 잘 들어가죠. 스누버에는 신호등이나 차량을 인식하는 기능이 더 중요하다면 스누비에는 골목길을 요리조리 돌아가거나 차량 틈새를 파고드는 기능이 더 중요합니다."

여의도를 돌아다니다 보면 도로를 달리는 스누버2와 스누비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시속 50km정도로 하루에 4~5시간씩 달리며 주행 실적을 늘리고 있다.

도로에서 스누버2나 스누비를 언뜻 봐서는 자율주행차인 걸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 다른 차량과의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끼어들기도 능숙하고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에도 능숙하게 대처한다. 서 교수는 스누버2와 스누비의 자율주행 수준을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인간의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운전이 가능한 단계다. 스누비는 이르면 올해 가을께 공개 행사를 열고 일반인 탑승도 실시할 예정이다.

서 교수팀의 연구는 상당 부분 진전됐지만 국내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구글이나 애플 같은 미국 IT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자율주행차 연구에 열을 올리고 실제 도로를 달리며 기술을 쌓고 있을 동안 우리의 관심이 부족했다는 게 서 교수의 생각이다.

“우리나라 정부 정책에 놓치는 부분이 있었다거나 변화가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2007년부터 미래형 자동차에 관한 연구를 많이 했는데 주로 부품 산업 개발 위주였어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부품 기술 개발이죠.”

부품, 하드웨어에만 집중을 하다보니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는 부족했다. 자율주행기술을 위해서는 센서, 레이더, 라이다 같은 부품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같은 기술도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 정부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는 전무한 수준이었다.

"10년 가까이 지나고 보니 구글은 그 사이에 300만 마일이 넘는 주행 실적을 가지고 있죠. 국내에서 스누버가 2015년 처음으로 실도로 자율주행을 한 반면 미국에서는 2009년부터 일반도로에 나와서 테스트를 시작했죠. 그 사이 소프트웨어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어요."

구글이나 애플의 자율주행차가 지구 몇 바퀴를 돌 동안 우리는 다람쥐 챗바퀴 돌 듯 같은 일만을 반복해왔다. 최근 완성차업체들을 비롯해 삼성, LG까지 나서 자율주행과 전장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 정책은 하드웨어에만 치중돼 있다는 게 서 교수의 생각이다.

"구글이나 애플의 자율주행차와 우리 기술과의 간극은 엄청납니다.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를 주행한 거리만큼 우리가 선진국에 뒤져있다고 보면 됩니다."

서 교수는 이르면 2030년 정도 되면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법적 제도적 문제나 보험 등 자율주행과 관련한 세부지침이 아직까지 부족한 상태다.

자율주행차에 안전에 대한 우려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특히 최근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인명사고를 내면서 자율주행차의 안전 문제가 대두됐다. 서 교수는 안전성에 대한 해답은 ‘주행실적’이라고 답했다.

"우버 같은 경우는 운영하는 자율주행차가 많으니 사고 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사고들 역시 자율주행차가 발전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문제가 생기면 또 하나씩 개선해나가야죠. 주행실적을 많이 쌓는 게 그래서 더욱 중요해요. 주행을 많이 할수록 위험성이 낮아집니다."

전기공학도로서는 무관한 분야라 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연구 외길을 걸어온 서승우 교수. 객관적인 시선으로 우리 자동차업계에 대한 10년간의 소회가 남다를 것 같았다. 그에게 우리 완성차업체에 해주고 싶은 말 한 마디를 물었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해요. BMW가 지도 회사인 '히어(HERE)'를 인수하고 포드나 GM이 차량공유회사,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건 기술이나 서비스 쪽으로 사업분야를 확대하겠다는 선언이죠. 자동차업계가 더 이상 하드웨어로만은 안 된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서비스 변화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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