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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박종근 교수, “지붕 태양광이 에너지전환 성공의 지름길입니다”(한겨레,2018.01.21)

2018-01-21l 조회수 1986


 

박종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기위원회 위원장.
박종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기위원회 위원장.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6%다. 여기엔 폐기물 소각도 포함돼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인정하는 신재생에너지만 보면 2.2%다. 연료전지·수소 등을 뺀 순수 재생에너지는 채 1%도 안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 수준이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정부의 목표치는 11~13%로 높았기에 일각에서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한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의 인식 부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지붕 태양광입니다. 일본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급상승한 것은 지붕 태양광에서 발전하는 전기를 비싸게 사줬기 때문입니다.”

  

지난 16일 서울대 연구실에서 만난 박종근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려면 발전사업자에게 의무를 부담시키는 현행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를 재생에너지 생산자한테서 직접 전기를 사주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정부 때인 2016년 8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기위원회는 전력시장 감시와 발전사업 인허가, 전력사업자 간 분쟁 조정 등을 임무로 하는 실무 조직이다.

그는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일본국립에너지물리학연구소에서 근무하는 등 일본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강정민 신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도쿄대 선배이기도 하다. “일본은 5년 만에 재생에너지 비중을 16%까지 늘렸어요. 우리 국민성으로는 더 빠르게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일본의 재생에너지 확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큰 계기가 됐지만 2008년 홋카이도에서 열린 선진 7개국(G7) 정상회의 때 일본 총리가 태양광을 늘리겠다고 선언한 것이 출발점이다. 이후 국회에서 2년에 걸친 토론 끝에 의무할당제에서 발전차액제도로 전환했다. 제도 도입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을 감수하기로 한 것이다. 처음 1㎾h당 42엔에 사주던 것이 지금은 기술발전 등으로 21엔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규슈전력이 태양광 발전이 남아 차단을 해야 할 만큼 전기가 남아돌 정도다.

 

“발전차액지원제로 전기 사주면
재생에너지 비중 빠르게 늘 것
한국 선진국 대비 전력소비 과다
정책 전환땐 신규발전소 불필요”

도쿄대서 박사 받은 일본전문
‘전기위’는 시장 감시·인허가 등 담당

 

박 교수는 “김대중 정부 시절 전력시장 개방과 한전 구조개편 때 관여하면서 전력정책 연구를 해오다 보니 우리나라 전력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정부 정책은 거꾸로 갔다”고 말했다. 독일과 일본은 1인당 국내총생산 대비 전력소비량이 7500㎾h인데 우리는 1만㎾h가 넘는다. 만약 우리의 발전 경로가 독일·일본 식으로 간다면 30~40년 동안 발전소를 추가로 짓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우리는 국내총생산 1달러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양, 곧 에너지원단위가 일본의 3배에 이른다. 에너지 생산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이고 현재의 산업구조는 개편될 수밖에 없다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경제성장의 전력수요 탄성치라는 게 있어요. 경제성장이 1% 되면 전력수요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상관계수를 말하는데, 선진국은 0.5~0.7%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가 한창 성장할 때는 2.0%를 넘기기도 했지요. 하지만 2011년부터 연간 0.3%포인트씩 줄어들어 0.4%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정부가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때 전력전망 과다 예측을 그대로 반영한 것은 “(상황을) 알면서 한 것”이라고 그는 비판했다.

 

에너지전환 정책을 실현하려면 국민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인터넷과 국제적 에너지 연결망의 구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열과 전기를 함께 쓰는 분산전원 등 독일식 커뮤니티별 분산자립형의 전력망이 필요합니다. 빅데이터 활용 등 4차 산업의 인프라로서 에너지 인터넷을 구축하려면 막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해요.” 이어 “에너지 생산과 소비 패턴이 다른 한국·중국·일본·러시아가 서로 연계하는 슈퍼그리드(광역 전력망 시스템)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해의 해상풍력이나 몽골에서 생산하는 태양광 에너지를 예비전력으로 가져올 필요가 있다. 북한을 통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러시아와 가스 에너지를 연계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지난 2년 동안 일본 10개 전력회사 중 7개 회사 경영진과 면담할 기회를 가졌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6개 원전을 폐쇄했다. “6개 폐로가 안전 때문인지 (경영진한테) 묻자 한참 고민하더니 사실은 경제성 때문에 문 닫았다고 합니다. 사고 대책의 강화된 기준으로 안전 보완장치를 하다 보니 경제성 문제가 생겨 폐로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때 만난 도쿄대 후배인 원전 관계자는 “(일본에서) 원전 사후처리 충당금을 너무 적게 쌓았다는 반성이 나오고 있다. 사후처리 기준도 300년에서 500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귀띔해줬단다.

 

“신고리 공론화는 에너지를 주제로 숙의민주주의를 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주제를 신재생에너지로 했으면 모든 사람들이 윈윈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016년 폭염 사태로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할 때 한 토론회에서 ‘우리가 싼 전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환경비용을 고려해 요금 인상을 감수할 수 있다. 정부 맘대로 결정하지 말라’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들었어요. 소비자들은 미래 비전을 가지고 훨씬 적극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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